# 리뷰/ 후기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 전반전과 후반전의 묘미

이한씨앤씨 2015. 10. 13. 14:20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2015)

RIGHT NOW, WRONG THEN 
7.5
감독
홍상수
출연
정재영, 김민희, 윤여정, 기주봉, 최화정
정보
드라마 | 한국 | 121 분 | 2015-09-24



홍상수 감독의 신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가 나왔습니다! 현실적인 1부를 축으로 하고, 반작용으로 탄생한 낭만적인 2부를 통해 서로 정반대로 다른 캐릭터와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뛰어난 예술가는 아이의 모습과 어른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1부는 어른이 되지 못한 예술가의 로맨스고, 2부는 어른의 로맨스를 그리는데, 대단히 로맨틱하고 아름답고 아픕니다.





홍상수의 세계에서 남성 주인공은 언제나 홍상수입니다. 자신의 부끄러운 동물적 치부까지도 숨기지 않고 상류사회의 자식인 남성을 정면으로 풍자하는 형식은 노골적이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이런 기존의 캐릭터는 1부에서 해당합니다. 1부의 반작용으로 탄생한 2부에서는 당연히 기존 홍상수 영화에서 익히 보아왔던 주인공 남성의 성향을 역행하는 정반대의 인물이 됩니다.




홍상수 영화의 남성에게 중요한 것은 충동과 거짓말입니다. 교수와 영화감독으로 등장하는 모든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마음에 든느 여성에 대해 충동이 일어나는대로 행동하고 거짓말을 서슴치 않는 찌질한 동물들이었습니다. 홍상수 영화 속 남성은 예술가답게도 어린아이와 어른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 영화에서는 어른의 표면에 아이의 내면을 가진 남성이었다면 이번 영화의 2부는 아이의 표면에 어른의 내면을 가진 남성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1부의 희정은 수동적이고 무기력해서 남성이란 동물에게 농락당하는 캐릭터입니다. 2부의 희정은 반대로 능동적이고, 강한 여성이면서 함춘수와 일정거리를 유지하며 평행선을 달릴 줄 아는 현명한 여성입니다. 함춘수와 필요이상으로 가까워 지지도 않고, 멀어지려 하지도 않습니다.




김민희는 이번영화에서 동물적인 남성에게 농락당하고 상처받는 여성의 나약한 면과 그 반대의 강인하고 성숙한 여성의 양면성을 대단히 잘 표현해냈습니다. 정재영은 충동과 가식으로 움직이는 남성의 동물적인 면을 그리는 한편, 이를 혐오하고 경계하는 지식인의 고통까지도 생생하게 재현했습니다.




1부의 사랑은 오늘날 흔해 빠졌지만 2부의 사랑은 오늘날에 정말 희귀하고 소중한 종류의 사랑입니다.

2부의 희정과 춘수가 하는 사랑은 육체와의 접속이 아닌 거리두기, 육체가 아닌 언어라는 환상으로만 가능합니다.


정말 상대를 사랑할 때, 상대가 상처나지 않기 위해 일정거리를 유지하는 것, 고통은 상대가 아닌 내가 짊어지는 것. 상대를 위한다면 상대가 불편할지라도 가식이 아닌 진실을 전하는 것을 통해 우리가 사랑을 얻고 이루었는지 돌이켜보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