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후기

베토벤을 소재화한 영화 [카핑 베토벤.2007]

이한씨앤씨 2015. 10. 27. 15:44




18세기의 음악의 도시 비엔나! 음악으로 신을 뛰어 넘고자 하는 욕망과는 달리 청각을 잃어가면서 자괴감에 빠져 성격은 날로 괴팍해지고 고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악성 베토벤을 희화화 한 영화. 카핑 베토벤입니다.


자신의 마지막 교향곡인 9번 교향곡의 초연을 앞두고 있던 베토벤은 자신이 그린 악보를 연주용으로 카피하기 위한 유능한 카피스트를 찾던 중 우연히 음대 우등생인 안나 홀츠를 추천 받습니다.






단지 여성이란 이유로 카피스트 안나홀츠와의 만남이 달갑지 않던 그였지만 첫 날 베토벤이 잘못 표기한 음을 간파하고 스스로가 고쳐 그려놓은 것을 보고 그녀의 천재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신을 연주한 베토벤과 베토벤 그리고 단 한명의 여인 안나 홀츠. 신의 소리를 연주하는 천재 베토벤의 음악을 가슴 깊이 이해하는 안나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되면서 이제 둘 사이에는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던 음악적 교감뿐만 아니라 사랑 그 이상의 영혼을 교감해나간다.








9번 교향곡 작곡 역시 점점 더 활력을 띄며 드디어 모든 작곡이 마무리 되고 초연이 날이 다가온다. 그러나 청력상실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을 수 없는 베토벤이 돌연 초연의 지휘를 직접 하겠다고 나서며 뜻밖의 위기가 찾아옵니다.







우리에게 낯익은 거장 여성 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의 최신작 카핑 베토벤은 그 제목처럼 베토벤의 악보를 베끼는 안나 홀츠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거장 베토벤의 말년을 새롭게 조명한다.


이 작품의 백미가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교향곡으로 손꼽히는 9번 합창교향곡의 초연 장면임에는 이의가 있을 수 없겠지만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은 분이라면 베토벤의 현악 4중주 대푸가의 선율이 흐르는 영화 도입부의 전위적인 장면고의 연기를 펼친다.





베토벤의 음악세계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섬세한 연출을 선보인 아그네츠가 홀란드 감독은 여성 감독답게 안나 홀츠라는 여성 캐릭터에게 힘을 실으며 영화의 내러티브를 풍성하게 한다. 베토벤고 안나 홀츠, 그리고 그녀의 건축가 개인이 이루는 느슨한 삼각관계 또한 이 영호를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포인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