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후기

[러브레터. 2013]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한 이야기

이한씨앤씨 2015. 10. 4. 14:47




러브레터 (2013)

Love letter 
9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나카야마 미호, 사카이 미키, 카시와바라 타카시, 토요카와 에츠시, 시오미 산세이
정보
드라마 | 일본 | 117 분 | 2013-11-28




사랑했던 연인 후지이 이츠키가 죽은 지 2년. 그의 약혼녀 와타나메 히로코는 여전히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 추모식 날, 히로코는 그의 중학교 졸업 앨범에서 지금은 사라진 그의 옛 주소를 발견하고 그리운 마음에 안부를 묻는 편지를 띄운다. 하지만 며칠 후, 후지이 이츠키로부터 거짓말처럼 답장이 날아오고, 히로코는 편지를 보낸 그 사람이 그와 같은 이름을 지닌 여자이며 그의 중학교 동창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는 한 폭의 위대한 그림과도 같은 영화다.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라 자칫 단순해 질수도 있었지만, 훌륭한 그림이 멈춰있는 그 한 장면을 통해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듯이 이 영화도 주된 내용인 두 여성의 편지를 통해 심도있는 문제를 내게 던져 주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시간의 소중함, 곧 결코 사라지지 않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였다.




이 영화는 죽은 연인 후지이 이츠키를 잊지 못하는 와타나베 히로코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그녀는 후지이의 중학교 졸업사진을 보게되고 거기서 이미 국도가 되어버린 그의 중학교 시절 주소를 발견한다. 그녀는 무슨 이유에선지 그 주소로 편지를 보내게 되는데, 놀랍게도 답장이 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분명 죽은 후지이에게 그것도 중학교 시절의 옛 주소로 편지를 보냈는데 그 과거가 그녀에게 대답했던 것이다.






후지이양은 히로코의 부탁으로 중학교 시절을 추억하게되고 거기서부터 아름다웠던 중학교 시절의 이야기가 히로코에게 편지를 통해 들려진다.

그런데 후지이양의 그 추억담은 히로코에게 두 후지이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에 히로코는 마지막 편지를 통해, 후지이양에게 후지이군이 그녀를 사랑했었노라고 도서대출카드의 이름이 과연 후지이군의 이름이었을까요?란 말을 통해 하게 된다.





후지이양이 감기로 병원에 갔을때, 그녀는 응급실로 실려가는 자신의 아버지 모습을 보게 된다. 그것은 분명 오래 전 과거의 일임에도 그녀에게는 현재처럼 보여졌다.

또 히로코를 사랑하는 후지이군의 친구 아키바가 사고가 있었던 산에서, 죽은 후지이에게 아직도 그 노래를 부르고 있냐고 묻는다.




지금 우리가 있는 장소에선 수많은 사람들이 있어왔고, 수많은 사건들이 벌어져 왔다. 그런데 단지 우리가 지금 볼 수 있는 것은 현재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이와이 슈운지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로 정확하게 바꾸자면 과거의 사람들과 사건들이 지금도 그 같은 장소에서 존재하고 있고, 엄연히 벌어지고 있는데 현재의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할 뿐 이란 것이다. 그것을 보려면 후지이양처럼, 옛사람을 옛일을, 마음으로 가슴으로 기억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과거가 살아있냐는 문제는 너무나 쉽게 해결되고 마는 것이다.





러브레터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통해 낭만적인 감동도 또한 받았지만 그 밑으로 흐르는 이와 슈운지 감독의 시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선 이렇듯 삶에 대한 깊은 반성을 하게 됐던 것이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내가 바라보는 미래가 그대로 현실이 된다는 것. 이것은 정말로 나로 하여금 삶에 대해 새로운 자세를 갖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